에디터 성혜경을 만나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박서준 (지성준 역)이 근무하던 패션 잡지 회사 ‘더 모스트’를 기억하는가? 알록달록 파스텔 색감과 특이한 복층구조가 화려한 패션 잡지를 상징하는 듯했던 ‘더 모스트’는 우리가 상상하는 잡지사의 화려한 면을 전부 보여준다. 실제로 저런 회사는 없을 거야라고 흥- 비웃으면서도 저런 회사에 한번쯤 다녀보면 좋겠다고 다들 한번쯤은 생각해보지 않았는가.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잡지 회사에 10년째 몸담고 있는 성혜경 에디터를 만나보았다. 필자가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회사는 실제로 ‘더 모스트’ 만큼 화려했다. 1층에는 일본의 커피 장인 호리구치 토시히데의 스페셜티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맛볼 수 있다는 카페가 있으며 작가팀과 디자인팀을 이어주는 다리가 낭만적인 구조를 선보이는 이곳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만 같은 근사한 곳이었다.

이곳에서의 근무하고 있는 성혜경 에디터와의 대화를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일단 저는 에디터라고 주로 불려요. 호칭으로 할 때는 어떤 분은 작가님이라고도 하고 어떤 분은 기자님이라고도 하고 약간 제가 생각해도 애매하긴 해요. (웃음) 에디터라는 의미는 책 자체를 편집한다는 거잖아요. 책의 내용을 디자인하는 편집 디자이너가 있다면 저 같은 경우는 이제 이 책이 어떻게 구성 될 것인가를 에디팅하는 에디터입니다.

저는 편집하고 기획하는 일과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일, 글 쓰는 일 이렇게 하는데 주로 제가 생각하는 주업은 글쓰는 일이에요. 기획자, 작가, 기자, 에디터 수많은 명칭이 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땐 잡지 에디터가 가장 맞을 것 같네요.

잡지 에디터를 선택한 이유가 ‘작가’에 대한 꿈 이었나요? ‘잡지’에 대한 꿈 이었나요?

대학교 시절에는 구성작가, 매거진 작가, 카피라이터 이런 직업을 갖고 싶었어요. 이런 꿈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 회사에 온지는 10년이 되었는데, 이 회사에 오기 전에는 지방 방송국에서 구성작가를 했었거든요.

그럼 혹시 이 회사는 처음 어떻게 오게 되신 건가요.

구성작가가 아시겠지만 굉장히 힘들어요. 대학 졸업 후 첫 사회생활인데 맨날 생방송이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야 했고 밤낮이 없었어요. 건강도 너무 안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너무 받아서 한 1년 반 정도 하다가 이제 두 손 두 발 들고 나온 거죠. 나오면서도 마음은 조금 쉬다가 ‘이제 서울 쪽으로 가서 메인작가로 다시 뛰어보자’ 이런 생각이었어요. (웃음) 한 6개월을 쉬고 구성작가 티오를 검색을 해본 거죠. 그런데 서울 티오는 없고! 계속 놀기는 불안하고! 그래서 집 근처에 구성작가를 다시 찾는데 이곳이 나왔어요.

사실은 그때 이런 책자 매거진말고 웹진이 한창 붐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동영상 촬영이 있었겠죠? 그래서 구성작가를 검색했는데 여기가 나왔죠. 어느 정도 동영상이 방송이 메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실. 잘못 온 거죠. (웃음)

그럼 지금은 만족하시고 계시나요?

네 만족해요. 만족하지만 사실 힘들죠. 일 자체는 조금 힘들어요.

밤도 많이 새시죠?

사실은 이 직업이 밤을 많이 새는 직업이긴 해요. 저희 회사 자체에서 야근을 장려하지 않는 분위기라 문화 개선을 통해 많이 노력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창기에는 어쩔 수 없이 밤을 새는 일이 많고요. 작가의 성격 상 밤에 더 잘돼요. 낮에는 클라이언트들과 통화하고 섭외하고, 기획서 쓰고! 글 쓸 시간이 없을 때가 많거든요. 그러다보면 집중하기 위해서 밤에 할 때가 많긴 하죠. 다른 직업보다는 야근이 많을 수도 있어요.

방송작가와 비교해서 매거진작가가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비슷할 수 있는데요. 방송은 방영되면 그걸로 끝이잖아요. 하지만 잡지는 이렇게 발간이 되고 그 결과물이 차곡차곡 쌓이니까 그걸 볼 때 좋아요. 또 책에 타이포로 내 이름 세 글자가 쓰여 있을 때 그런 것도 좋아요. 아! 사람들 만나는 것도 참 좋아요!

 성혜경 에디터는 홍커뮤니케이션즈(이하 홍컴)에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사보 <KRISS>를 10년째 맡고 있는 에디터이다. <KRISS>는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과학 이야기들로 일반인들도 흥미를 느끼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KRISS>가 다른 잡지에 비해 수준이 높다는 평이 참 많아요. 작가로써 생각했을 때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저희회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두 곳이 모두 노력을 해야 해요. 기관 자체에서 새로운 부분이나 창의적인 생각에 대해 열려있어야 우리도 그걸 시도하고 제안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의 공공기관, 국가기관은 창의적인 것을 바라면서도 파격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선 자르고, 이런 식으로 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해요.

그러나 <KRISS> 같은 경우는 디자인은 홍컴이 전문가니까 알아서 해달라고 열려 있고요. 새로운 시도 같은 것에 대해 협조를 많이 해주시니까 항상 더 새로운 것을 많이 제안해요. 그런 의욕이 비결인 것 같아요.

이건 저희 학보사도 고민인데 기획단계에서 아이디어가 막힐 때, 그런 경우 해결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해결이요? (웃음) 그냥 쥐어짜내요. 나올 때까지. 생각나는 키워드들이 운 좋게 튀어나오면 상상하거나 어렴풋이 떠오르는 것들을 검색하고 비슷한 단어를 찾아요. 정말 이런 게 가능한가? 이런 식으로 아주 작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요.

큰 틀의 기획을 해야 할 때는 그냥.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해요. 기획단계에서 정말 힘든데 그게 재미있어요! 아무도 생각 못하는 것들을 기획할 때! 갑자기 허! 생각났는데 그게 정말 글로 나올 때. 타이틀이 나오고, 내 이름이 나올 때! 그게 제일 희열인 것 같아요.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요!

이 직업을 갖게 되면서 얻게 된 직업병은 없나요?

직업병이요? 그런 쪽으론 아니고 정말 어이없게 TV를 볼 때 띄어쓰기가 잘못되어있거나 맞춤범과 표현이 잘못되어있으면 예민해져요! 주어, 서술어가 안 맞을 때 ‘어! 저거 뭐야!’ 하죠. (웃음)

또 TV를 보다가 생각해놓은 아이템에 관련된 전문인이 나오면 어! 인터뷰하면 좋겠다하고 적어놓긴 하죠. 그런 것 말고는 딱히 없어요. 저는 밖에서 일 생각은 안하는 편이에요. (웃음)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고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글보다는 섭외가 어려웠던 경우가 있어요. 저는 전문기관 사보를 만드니까 필자도 대단히 전문적인 분들을 섭외 해야 해요. 그러나 그 주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은 국내에 몇 명 없어요. 그럼 정말 어렵거든요. 그 분들은 대부분 저명하고 바쁘시기 때문이에요.

여차저차해서 어렵게 섭외를 했어요. 원고가 나와서 시안을 보내드렸는데 이 글은 아니다 이렇게 나올 수 있어요. 그럼 이 분한테도 실례가 되는 거고 지금 새로 섭외할 기관은 없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정상의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면 힘들죠. 이런 경우에는 아는 분께 어렵게 매달려서 쓰곤 해요.

또 인터뷰해서 원고를 썼는데 잘 못된 표현으로 그 분이 나중에 항의하시기도 하죠. 제가 겪은 일은 아니지만 어떤 때는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다고 내려달라고 책을 다시 회수해달라는 사람도 있어요. 이렇게 인터뷰에 관련된 사람을 대하면서 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작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거침없이 솔직한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사실 야근하고 힘든 점들은 어느 직업에나 다 있어요. 저는 사회생활을 오래해서 친구들을 많이 보는데 공무원이면 공무원, 간호사면 간호사. 모두들 우리가 알지 못한 많은 어려움들이 있어요. 그런 것에 비교하면 사실 작가를 희망하는 친구들이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것만큼 그렇게 힘들진 않거든요.

일단 그 친구들이 각오해야하는 일은 글 쓰는 일이 외에 다른 많은 것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크다는 거예요. 글쓰기는 사실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힘들어도 재밌어요.

그 외에 섭외나 기획과 같은 것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각오는 분명 해야 해요. 이런 과정은 사실 글써온 친구들이 해오던 분야는 아니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대비나 정보를 어느 정도 가져온 상태에서 배우기 시작하면 큰 어려움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두려움도 있지만 그 두려움은 너무 힘들어서가 아니라는 것. 애로사항은 어느 직업에나 있다는 것. 그 중 하나가 이 직업에도 있다는 것만 어느 정도 인지하고 시작하면은 좋을 것 같습니다!

P 글 / 정화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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