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0일, 촛불이 불러낸 탄핵의 날이 밝았다

 

 대통령 탄핵 

2017년 3월 10일, 드디어 대한민국의 ‘봄’이 찾아왔다.
8대 0, 헌법재판관 8명의 생각은 일치했다.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눈과 귀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입에서 나올 다음 말을 숨죽여 기다렸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 한다.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 헌정 역사상 첫 현직 대통령 탄핵 결정이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박근혜 탄핵 소추안을 의결한 뒤 정확히 92일 만이다. 판결문에 적힌 선고일은 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날짜만 적어두는 어느 판결문과 달랐다. 실제 이날 11시 정각에 시작된 이정미 권한대행의 ‘선고 요지’는 정확하게 21분이 걸렸다. 결정효력은 선고와 동시에 발생한다.
아래 적힌 글은 판결문을 보기 쉽게 요약한 내용이다. 박근혜가 탄핵이 왜 되어야 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자.

01 탄핵소추안의 가결절차와 관련하여 흠결여부

헌법상 탄핵 소추 사유는 공무원이 그 직무 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고, 여기서 법률은 형사법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탄핵 결정은 대상자를 공직으로부터 파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심판 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 관계를 기재하면 된다.

탄핵소추 발의시 사유조사 여부는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02 소추의결이 아무런 토론 없이 진행된 것에 대해

의결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토론 없이 표결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나, 국회법상 반드시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고 미리 찬성 또는 반대의 뜻을 국회의장에게 통지하고 토론할 수는 있다. 그런데 당시 토론을 희망한 의원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국회의장이 토론을 희망하는데 못하게 한 사실도 없었다.


03 탄핵사유는 개별 사유별로 의결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여러 개 탄핵사유 전체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는 의견에 대해

소추사유가 여러 개 있을 경우 사유별로 표결할 것인지, 여러 사유를 하나의 소추안으로 표결할 것인지는 소추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방법에 관한 어떠한 명문규정도 없다.


04 8인 재판관에 의한 선고가 9인으로 구성된 재판부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 여부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아홉 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 재판관의 공무상 출장이나 질병 또는 재판관 퇴임 이후 후임재판관 임명까지 사이의 공백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일부 재판관이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현재와 같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은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권한정지상태라는 헌정위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가 된다. 여덟 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로서는 헌정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다.

 탄핵사유에 관하여 

01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하여 직업공무원제도의 본질을 침해 여부 침해하지 않았다.

피청구인이 노 국장과 진 과장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인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유진룡이 면직된 이유나 김기춘이 여섯 명의 1급 공무원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도록 한 이유 역시 분명하지 아니하다.


02 언론의 자유 침해 여부 침해하지 않았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압력을 행사하여 세계일보 사장을 해임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세계일보에 구체적으로 누가 압력을 행사하였는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이 관여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는 없다.


03 세월호 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 여부 위반하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하여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청구인은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다.


04 피청구인의 최서원(최순실)에 대한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 남용 문제 위법행위이다.

정호성은 2013년 1월경부터 2016년 4월경까지 각종 인사자료, 국무회의자료, 대통령 해외순방일정과 미국 국무부장관 접견자료 등 공무상 비밀을 담고 있는 문건을 최서원에게 전달했다. 최서원은 그 문건을 보고 이에 관한 의견을 주거나 내용을 수정하기도 하였고, 피청구인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활동에 관여했다. 최서원은 공직 후보자를 추천, 그 중 일부는 최서원의 이권 추구를 도왔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에게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라는 지시, 대기업들로부터 486억 원을 출연 받아 재단법인 미르, 288억 원을 출연 받아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를 설립했다. 하지만 재단법인에 출연한 기업들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고 피청구인과 최서원이 운영 및 담당했다. 최서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종을 통해 지역 스포츠클럽 전면 개편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문건을 전달받아, 케이스포츠가 이에 관여하여 더블루케이가 이득을 취할 방안을 마련했다.


05 피청구인의 이러한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 여부 위배하였다.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 또한,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의 설립, 최성원의 이권 개입에 직, 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했다. 그리고 피청구인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서원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의비밀엄수의무를 위배한 것이다.

 기자의 시선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이라는 큰 기대로 출발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 탄핵 당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필자는 막상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되던 그 순간 기쁨보단 쓸쓸함과 허무함이 느껴졌다. 이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이 아닌 우리나라 역사에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일 것이다.
어쩌면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만연해왔던 부정부패가 한 번에 모여터진 사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파면되었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이번 국정농단의 실체를 밝힐 시작점이자 우리나라를 쇄신시킬 기회이다.

P 글, 편집 : 권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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