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진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도 하나 둘 두껍고 까만 옷을 벗고, 가볍고 산뜻한 모습들이다. 푸르른 하늘과 살랑살랑부는 봄 바람이 몸을 나른하게 만든다. 그러다가 따끈하고 고소한, 포근한 빵 냄새에 이끌려 엄마와 함께 일명 대전 빵지순례를 돌았다. 유명한 빵집을 전부 가볼까 생각하다가, 그것보다는 골목에 쏙 숨은 빵집도 가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해 그 나름의 프라이드가 있는 빵집을 위주로 방문했다.
지금부터 따뜻한 냄새가 폴폴나는 대전 빵지순례를 소개한다. 앞서 소개 될 빵집의 인기 및 추천 메뉴들은 성심당을 제외하고 매장에서 직접 추천받았다.

*본 기사는 지원금 및 원고료를 지원받지 않고 직접 방문 후 구매해 작성했습니다.

The Sun Bakery(대전 동구 동서대로 1700)

나른한 토요일. 엄마와 함께 대전 복합터미널로 갔다. 오고가는 사람으로 분주하고 활기찬 이 곳은 대전의 또 다른 메카이다. 그 곳에서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빵집은 복합터미널 맞은편에 위치한 The sun Bakery이다. 방부제를 넣지 않고, 기름기를 쏙 빼고 덜 달게 만든 건강한 빵을 판매한다는 문구가 믿음직하다.
더 썬 베이커리에서 추천한 빵은 바로 식빵이다. 워낙 기본적이고 클래식한 빵이여서 어떤 식빵이 시그니처 메뉴일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추천해주신 메뉴는 단팥식빵과 페스츄리 밤 식빵이었다.
단팥식빵을 한 입 먹어보니 감탄이 세어 나왔다. 과하지 않은 단팥 반죽이 식빵과 잘 어우러져 잼이나 스프레드가 필요 없는 맛이었다. 페스츄리 밤 식빵 역시 식빵만으로도 풍부한 맛을 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안에는 달달한 밤이 듬뿍 들어있으며, 같은 식빵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촉촉했다. 바쁜 아침, 간단하게 주욱 손으로 찢어 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곳이 식빵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식빵을 천연 발효 기법으로 건강한 식빵을 만들기 때문이다. 발효 건강 식빵은 각기 다른 레시피로 반죽하기에 앞서 맛 본 두 가지 식빵의 식감과 질감이 매우 달랐던 것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천연 발효 건강 식빵은 당일마다 소량으로 만들어 한정 판매하기에 조기 품절이 될 수 있는 점 잊지 않길 바란다.

성심당(대전 중구 대종로 480번길 15)

사람구경을 한참 했을까, 빵을 손에 가득 들고 대전의 중심지인 은행동에 도착했다. 은행동 빵집하면 단연 성심당이다. 너무 당연한 곳인가 싶어 빵지순례를 가야할까 말아야할까 고민했지만, 빵집에서 나아가 대전을 대표하는 명물이 되었으니 이곳을 빼먹으면 섭할 것이다. 성심당에 들리면 튀김소보루를 한 번 쯤 꼭 먹어봐야한다. 단팥빵도 아닌데 단팥의 달콤함과 기름기가 어우러진 맛이 별미이다. 기름에 튀겨내 조금 느끼할 수 있으니 차가운 우유와 곁들여 먹기를 추천한다. 성심당 안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복잡해 직접 메뉴를 추천받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추천 메뉴는 바로 카카오 순정이다. 진한 초콜릿과 크런치가 재미있는 식감이니 초콜릿을 좋아한다면 한 번 쯤 도전해보길 바란다.
성심당 옆에는 성심당에서 만든 케이크 전문점 ‘성심당 케익 부띠끄’도 있다. 성심당 본점과 달리 에그타르트, 케이크, 마카롱 등 눈을 사로잡는 디저트류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성심당 케익 부띠끄에서만 만날 수 있는딸기 순수롤이 봄의 향기를 입 안에서도 느끼게 해준다. 성심당의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바로 옆에 위치한 성심당 케익 부띠끄도 함께 방문해보는 것이 어떨까.

멜버니안 베이크 하우스(대전 중구 중교로 30)

은행동과 근접한 대흥동은 은행동보다는 조금 여유로워 한 숨 돌렸다 가기 좋은 곳이다. 예쁘고 개성 넘치는 카페가 가득한 대흥동 카페거리가 대전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빵만 계속 보다보니 시원한 음료가 마시고 싶었다. 힙한 느낌이 물씬나는 카페 FAKE를 발견했다. FAKE에서 시원한 아메키라노를 테이크아웃해 몇 걸음 옮기니, 멜버니안 베이크 하우스를 발견했다. 깔끔하고 모던하지만 포근한 외관이 분명 발걸음을 멈추게 할 것이다. 당일 생산하고, 당일 판매하며 유기농 재료로 천연 발효빵을 굽는다는 입간판에 지체할 틈 없이 이끌리 듯 들어서니 소박한 종류의 빵들이 정갈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의 추천메뉴는 뺑오쇼콜라와 앙버터이다. 뺑오쇼콜라는 처음 먹어봤지만 가벼운 초코 페스츄리 위에 진한 초콜릿 코팅과 씁쓸한 코코아 가루. 달다 못해 씁쓸하지만 진하고 깊은 맛이 왜 시그니처 메뉴인지 입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감탄을 자아낸 것은 앙버터이다. 앙버터라 하면 팥과 버터의 맛만을 떠올렸는데, 이곳의 앙버터는 담백한 빵 맛이 먼저 입안을 가득 채운다. 그 담백한 빵 맛이 신기하게도 팥과 두툼한 버터의 조화를 극대화 시켜 입맛을 끌어 올린다. 한 입 먹고, 두 입 먹으니 없어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Orange Blossom(대전 서구 관저중로64번길 58)

대전 메디컬캠퍼스 근처로 간 우리는 빵지순례의 마지막 정점을 찍기 위해 마치광장을 빙글 빙글 돌았다. 대학로 느낌과 작은 토요 장터가 토요일 낮을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오렌지 블로썸이라는 빵집을 발견했다.
오렌지 블로썸의 창문에서는 오렌지 블라썸의 신념을 볼 수 있다. 빵은 구워 낸지 얼마 안 된 빵이 맛있기에 소량으로 자주 구워낸다. 때문에 품목이 많지 않지만, 구워낸지 오래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깥이 한가로워 빵집도 그럴 것이라 생가했는데, 웬걸,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빵 종류는 많지 않지만 옛날 빵집 같이 투박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오렌지블로썸에서는 대부분 1500원~3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합리적인 생산관리 시스템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것이 오렌지블로썸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곳의 추천 메뉴는 스콘과 상떼베리이다. 스콘은 호두와 크랜베리가 씹혀 고소하고 상큼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스콘을 먹는 느낌 보다 하루 한 줌같이 견과류 하루 권장량을 가볍게 먹는 기분이었다. 상떼베리 역시 마찬가지 였다. 상큼하고 가벼운 빵을 맛보고 싶다면 오렌지블로썸에 방문하길 바란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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