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가 뭐하는 곳이야?”라고 기자가 되기 전 말했던 적이 있었다.
신입생이 되고 난 후 대외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 동아리나 관련 활동들을 찾아보던 중 한쪽 구석에 놓여있는 “건양다움”이라 쓰인 잡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 당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보다 내 개인적인 일들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학보를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신입생들은 콘서트홀로 모이라는 연락을 받고 강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어떤 설명회라도 하려는 듯 분주해 보였다.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기 지루해 아무 생각 없이 앞에 놓인 학보를 집어 들어 읽고 있는데, 문득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도대체 누굴 위한 학보인가.”
짤막하게 시작된 제목에서 작은 호기심이 생겨났다. 분명 학우들을 위한 학보일 텐데, 나조차도 학보를 읽지 않고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다. 아무도 읽지 않는데 누굴 위해서 학보를 만들어야 하는가. 여러 생각이 한데 뒤엉키면서 이러한 모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학보를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구독률을 높일 수 있을지, 학우들은 왜 본인이 다니고 있는 대학신문를 보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학보를 그냥 지나친 내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인지, 이 기사를 읽고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 까닭인지는 몰라도 그때쯤 학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확실했다.

이후 수습기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읽으며 동료 기자들과 함께 좀 더 나은 학보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학보사에 지원하게 되었다.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대학에 속한 현 학보사들의 사정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위태로움 그 자체다. 저조한 참여율과 점점 떨어지는 열독률, 무관심으로 외면 받는 학보, 아무리 좋은 기사나 유용한 정보가 담긴 기사를 써도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학보사에서도 나름대로의 변화를 시도하고자 SNS를 이용해 학보를 직접 홍보하기도 하고, 이벤트를 진행해 학우들의 관심을 끌어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주 잠깐의 관심이지 지속되진 않는다.
배포대에는 여전히 수북하게 학보가 쌓여있고, 설문지를 돌릴 때마다 좀처럼 증가하지 않는 응답률을 보며 우리 학보사의 존재도 점점 작아지는 것은 아닐까 매번 불안감만 커져간다. 실제로 <건양다움 175호> 중 교내 보도에서 학보사의 낮은 열독률의 원인과 문제점을 다루기도 했는데 이때 설문에 응답한 학우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씩 학보사를 지원한 게 옳은 일이었는지, 기자로서 내가 잘 해내고 있는지 문득문득 생각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이런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도 기사를 기획하고, 취재하고, 밤새워 글을 쓰면서 마감을 하고, 디자인을 구상해 학보를 완성한다. 단 한 명의 독자라 할지라도 학보를 읽을 그 ‘한 사람’을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학우들이 어떤 기사를 관심 있게 볼지, 매월 발간데이를 통해 다음 학보를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교내에서 일어나는 정보들을 명확히 알리고, SNS로 학우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 이벤트를 진행한다.

‘학우들이 학보를 보지 않는다면 우리가 더 노력해서 학보를 찾아볼 수 있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조금만 더 노력해서 멋진 기사를 게재한다면 학우들도 흥미롭게 읽어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학우들에게 1cm, 아니 1mm라도 학보사의 존재를 작게나마 알리게 된다면 기꺼이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보다 더 나은 “건양다움”으로, 日新又日新(날이 갈수록 새롭게 발전해 나감)할 것을 약속드리며, 학우 여러분들에게 “건양다움”이 우리대학의 하나의 자부심이 되도록 점점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봐주기를 편집장으로서 간절히 바란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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