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의 대학에서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짐에 따라 그 열기가 학교 안팎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시위를 벌이거나 심지어 단식을 통해 그 의지를 표명하는 곳도 있었고, 각 대학의 교수들 또한 이에 동참하여 총장 직선제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이러한 총장 직선제 논의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학교의 미래를 변화시킬 총장을 선정하는 방식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대학의 구성원인 입장으로서 우리도 이번 보도를 기회삼아 총장 직선제에 대해 알아보며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총장 선출을 위한 여러 방식

총장 직선제란 각 대학의 총장을 해당 대학의 구성원 전원 또는 교수 전원이 뽑고 그 결과를 교육부에 제출해 승인을 얻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서 구성원 전원이 참여하더라도 주체별 투표 반영 비율은 시행 대학마다 다를 수 있다.
총장 직선제 외에도 우리나라 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총장 선출 방식은 크게 총장 임명제와 간선제로 나뉜다. 임명제란 이사회 심의로 총장을 임명하는 것이고 간선제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구성해 투표로 총장 후보자들의 순위를 정해 이사회에 제출하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제도의 비율은 어떻게 될까?
최근 전국 4년제 사립대학 132개교 대상으로 교육부가 진행한 ‘대학총장 선출실태 전수조사’를 살펴보니 직선제를 도입한 곳은 4%, ‘완전임명제(57.8%, 89곳)’와 *‘사실상 임명제(5.2%, 8곳)’, ‘도합 임명제’는 약 63%로 국립대를 제외하더라도 전국 대학의 직선제 비율은 확연히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총장 직선제를 부활시키려는 이유

그렇다면 총장 직선제를 부활시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각 대학의 사례를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S대에선 총추위가 후보자를 선정하고 ‘정책평가단(교직원, 학생, 교수, 부설학교 교원으로 구성)’이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한 검증 후 이사회가 최종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인 직·간선 혼합선출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8월, 최종 후보로 오른 교수에 대한 성추행 전력과 논문표절 사실이 밝혀지고 선출 과정에서 수차례 성추행 의혹을 받았음에도 후보에서 탈락되지 않아 기존 제도에 대한 불신을 일으켰다.
한편, I대에서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최순자 전 총장이 학교 돈을 부실채권에 투자해 수십억 원을 날려 올해 1월 해임되면서 장기간 총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11대, 12대, 13대, 14대 총 4명의 총장이 중도 퇴임한 일도 있었다. 이에 I대 교수회는 총추위 구성에서 재단 측 인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실상 이사장이 총장 선출을 결정하는 구조가 사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대학발전과 민주적 경영을 펼쳐낼 인물을 뽑아야 한다며 이전 방식의 폐해와 새로운 제도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우리대학 학우들의 생각

현재 우리대학에선 총장 임명제를 실시하고 있고 전국 많은 대학은 직선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대학 학우들은 이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먼저 학우들에게 총장 직선제에 대한 인지여부를 물어봤다. 그 결과 ‘예’가 81.5%로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의 학우들은 직선제를 알고 있다 답했고, ‘아니오’를 택한 학우들은 18.5%였다.

본격적인 조사를 위해 ‘예’를 선택한 81.5%의 학우들을 대상으로 직선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긍정적이다’가 58.3%, ‘부정적이다’가 20%로 총장 직선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과반수인 것으로 보아 학우들의 직선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뒤를 이어 ‘잘 모르겠다(20%)’와 ‘관심없다(1.7%)’의 비율을 보였다.
이어 ‘긍정적이다(58.3%)’, ‘부정적이다(20%)’를 고른 학우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고 구체적인 생각을 알아봤다. 먼저 긍정적으로 설문에 답한 학우들 중 ‘민주적인 선출방식으로 진행돼서’가 43.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선출 방식에 대한 신뢰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 뒤로 ‘신뢰할 만한 총장을 선출할 수 있어서’와 ‘재단의 독단적인 운영을 견제할 수 있어서’가 25.6%의 비율로 두 번째로 높았고 ‘기타(5.2%)의 비율이 나왔다. 기타의견에는 ‘여러 후보들의 공약을 듣고 학생들이 직접 뽑을 수 있어서’가 있었다.
그 다음으로 부정적인 입장에 대해 분석했다. ‘교수 간 경쟁으로 인해 대학가가 정치적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가 38.1%로 제도의 시행 과정에서 일어날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학생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지 않아서’는 28.6%로 앞서 긍정적으로 생각한 이유와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이어 ‘후보자들이 실현성 없는 공약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는 14.3%를 기록했다. 이와 같이 학우들은 ‘제도의 시행 과정’, ‘시행의 의의’, ‘학생들의 참여’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총장 직선제 도입에 달성한 사례

총장 직선제의 도입을 실제로 적용한 대학이 있다. 사립대에선 E대가 그 대표적인 예다. 2016년 ‘정유라 특례 입학’ 사건으로 홍역을 지낸 E대는 지난해 1월 전체교수총회를 열어 직선제를 이사회에 권고했고 결국 개교 131년 만에 처음으로 총장 직선제 투표를 진행했다. 교수, 교직원, 학부·대학원 학생, 동창 등 전 구성원이 투표에 참여해 교수 77.5%, 직원 12%, 학생 8.5%, 동창 2%의 비율로 결과가 반영됐다.
E대에 이어 S대 또한 올해 개교 82년 만에 총장 직선제를 도입했다. 10년째 총장을 맡던 심화진 전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아 지난해 사퇴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일부 교수들이 직선제를 요구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웠고 교수와 학생 모두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김호성 10대 총장이 “직선제로 총장 선출방식을 마련하고 교수실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S대 11대 총장 선거에서 최초로 직선제 도입이 결정됐다.

총장 직선제 속 개선점

그러나 총장 직선제에도 개선돼야 할 점이 존재했다. 2014년 B대 직선제 폐지 이전의 <B대 총장후보자 선거 규정>에 따르면, 총장 선거에서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과 재직 상태에 있는 직원만이 투표권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상 학생에게는 투표권이 없었던 것이다. 현재 시행 대학 내에서도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은 높아야 최대 10%에 불과했다.
또한 선거과열로 인한 부정, 교수 간 파벌 형성,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는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 실제로 직선제를 도입한 E대에서도 모든 구성원들이 책임을 갖고 후보를 탐색하지 않는 문제, *포퓰리즘의 문제, 난립한 후보를 피상적인 정책 소견만으로 판단하는 한계 등이 존재했고, 실현성 없는 정책 공약으로 이를 실행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기자시선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총장 직선제는 ‘민주적인 선출 방식’이라는 점과 ‘포퓰리즘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동시에 가진 제도라 할 수 있다. 결국 현재 가장 최선의 대안점인 것에는 틀림없지만 아직 다듬어져야 할 곳도 많다.
무엇보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선 ‘학생들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높이는 노력’과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이 필요하다. 제도 도입 후 구성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기 때문이다.
직선제는 직선제만의 자율성이 있고 다른 제도는 그 나름의 이점이 있다. 그러니 각 대학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선택하거나 혹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모든 문제의 답이 항상 같을 순 없으니 말이다. 따라서 이 제도를 ‘무조건’ 따져보는 것보다 ‘적시적지’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수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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