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던 반려견과의 첫 만남. 하지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시끄럽고 지나치게 활발해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아무것도 모른 채 길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은 실험실로 옮겨져 필요에 의해 쓰이고 잊혀진다. 여기, 그런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내고 쉴 곳이 되어준 사람들이 있다.
작은 관심으로 시작해 개들의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글구조네트워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박사과정 대학원생 정부윤입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의 창립멤버이자 실험동물에 관련한 정책과 입양, 임보 담당 등의 일과 함께 학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2.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동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실험동물을 구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물보호 단체입니다. 구조 뿐만 아니라 실험동물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 개선이나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 활동도 하고 있어요.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가 만들어지기 전, 사설보호소에서 실험 비글들을 구조하며 10년 가까이 입양이 안 된 아이들의 사연을 접했어요. 아직 우리나라에는 실험동물에 관한 인식이 너무 저조하다는 걸 느껴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해보자’하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3. 구조 네트워크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나요?
비구협은 전반적으로 후원금을 통해 운영됩니다. 주요 업무를 맡는 스텝진(운영진) 분들이 있는데, 보통 모두 다 본업이 있지만 자원봉사를 하는 형식입니다. 또한 코디네이터 분들이 스텝 업무를 보조해주시고 이하 봉사자, 후원자 분들과 함께 운영해나가고 있습니다.

4. 많은 견종 중 특히 비글을 구조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비글에 한해서 구조활동을 하는건 아니에요. 다만 이름에 ‘비글’이 들어간 것은 상징적인 의미인 것 같아요. 실험 견종 중 94~5%가 비글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실험견을 대표할 수 있는 견종이 비글인 셈이죠. 때문에 비글만 구조하는 게 아닌 실험동물을 구조하는 단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5. 보호센터로 들어오는 아이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오는 건가요?
저희가 보호 중인 비글들은 두 가지 경우가 있어요. 우선 실험 비글의 경우 연구원, 지도교수 또는 센터장의 ‘공식적으로 반출을 하겠다’는 결정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만 연구원들 위에 지도 교수나 학장이라든지 윗선에서는 반대를 많이 하거든요. 때문에 그동안의 구조 요청 중 비공식적으로 연구자들이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던 경우도 있었어요.
그리고 유기 비글같은 경우에는 시 보호소에서 ‘이런 아이들이 들어왔다’는 공고를 합니다. 기간 내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이 안 되는 경우 저희가 연락 후 서류절차를 거칩니다.

6. 아이들을 구조하며 특별히 신경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아무래도 건강문제가 제일 신경이 많이 쓰이죠. 가정에서 오는 친구들이 아니다보니까 어떤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지가 가장 관건이에요. 건강한 개는 거의 드물기 때문에 구조 당시 치료 후 건강해졌을 때 입양을 보내고 있어요.

7. 구조네트워크를 운영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었나요?
쉼터에 온 아이들 중 개장수한테서 구조를 했던 아이가 있었어요. 몇 개월 후에 견주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저희 카페 회원이셨죠. 키우던 개를 잠시 시골에 맡겼다가 시골에서 마음대로 개장수에게 팔아버렸던 거에요. 정말 기적적인 재회였죠.

8. 2년 전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방영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방송 이후 봉사자 분들이 많이 늘은 점이 가장 기뻤어요. 많은 분들이 저희 카페에 가입도 하고 봉사신청도 많이 해주세요. 봉사자 분들이 늘어나다 보니까 입양을 희망하시는 분들도 그만큼 생겼고요. 긍정적인 영향이 많았어요.

9. 비구협만의 특별한 복지나 자랑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저희는 보호 시설 내에 철창이 없어요. 큰 운동장에서 개들이 뛰어놀며 잠만 실내에서 자는 식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개들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훨씬 적다고 생각되네요. (웃음)

10. 비구협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봉사자 분들이 항상 필요해요. 개인적으로 오시거나 저희 카페를 보시면 봉사 신청 게시판에 다른 봉사자분들이 오는 날이 적혀있어요. 카풀 신청을 하시면 어렵지 않게 찾아오실 수 있습니다.

11. 비구협의 최종 목표는?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이 가진 부족한 점들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는 실험동물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이 저희들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지금은 주어진 환경 내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복지가 가능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동물실험」 이대로 괜찮을까?

12. 동물실험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희도 일상생활에서 동물실험을 통한 혜택을 누리고 있기에 동물실험은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을 하기는 힘들어요. 그런데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이 있어도 대다수의 실험기관에서 잘 안 지켜지는 게 문제에요. 또한 가장 큰 문제가 실험동물법이 의약품 계열에만 적용된다는 점이에요. 정작 동물실험이 많이 이루어지는 수의대나 의대, 생명공학과 등 학교에서는 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요.
다만 지금 단계에서 하고 싶은 말은 있는 법이라도 지키며 윤리적인 범위 내에서 실험을 하고 최소한으로 하되, 실험이 끝난 개들에 대해서는 입양을 보낼 수 있도록 구조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3. 개인적으로 동물보호 관련 법률 중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나요?
사실 실험동물 법률과 동물보호법은 조금 다른 분류긴 해요. 일단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현재 교육기관에 대하서 제재가 없다는 점이 가장 개선되어야 할 맹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물보호법 측면에서는 학대에 대학 처벌이 미미한 부분과 개인이 동물 보호소에서 지원금을 목적으로 개들의 숫자를 늘리는 사람에 대한 제재도 필요해요.

 

/신예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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