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혼자 여가를 즐기고 노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 일명 ‘혼놀족’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의 활동을 세분화시킨 혼밥, 혼술, 혼코노 등의 용어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나 혼밥족 사이에서는 1단계인 편의점부터 마지막 단계인 술집까지 난이도가 정해져 있어 자신의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나는 혼자 밥도 자주 먹고 카페도 잘 가는데 어느 단계까지 성공할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평소에 자주 하는 것과 해보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 도전해봤다. 먼저 첫 번째는 평소 즐기는 혼영! 그리고 두 번째는 처음 시도해보는 혼자 곱창 먹기다.


  • 2단계 영화보기
  • 혼놀력 ★★☆☆☆☆

나는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다. 그러나 주로 늦은 밤 집에서 제일 가까운 영화관에 가서 정말 영화만 보고 오기 때문에 다른 시간대에 가는 건 어떤 기분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 이번엔 이른 저녁시간 대에 혼영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평소엔 버터오징어구이 하나를 사서 입장하지만 왠지 끌리지 않아 곧장 들어갔다. 혼자 영화를 보는 건 여럿이서 보는 것보다 더 편했다. 슬플 땐 옆 사람 눈치 보지 않고 펑펑 울어도 되고 기쁠 땐 빵 터져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단점은 영화가 끝나고 난 후였다. “남주 진짜 멋있지 않았냐!”라며 감탄을 지르고 싶은 생각이 컸지만 이 들뜬 마음을 속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또한 심야영화를 볼 때와는 달리 사람이 많아서 혼자임이 더욱 실감났고 한층 더 깊게 쓸쓸했다.

 

  • 5단계 곱창먹기
  • 혼놀력 ★★★★★☆

혼자 곱창 먹기. 솔직히 이건 조금 떨렸다. 곱창이야 말로 술 한 잔 걸치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일단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토요일 저녁 8시 반,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대로 도전했다. 가게로 향하기 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아예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거라면 상관이 없는데 학교 주변이라 괜히 애매하게 아는 사이인 사람들과 마주칠까봐 걱정됐다.
가게 앞에 다다르자 아니나 다를까 테이블은 만석에 가까웠고 그중에 혼곱을 하러 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왠지 모르게 그 분위기에 위축되어 가장 구석자리에 앉아 주문했다. 원래는 곱창 2인분에 볶음밥까지 먹고 오려 했지만 그날따라 입맛이 없었다. 그래서 1인분을 주문했는데 이게 웬걸, 1인분은 안 된단다. 어쩔 수 없이 2인분을 시킨 후 휴대폰을 하고 있기도 뻘쭘해서 찌개를 먹으며 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음식이 나오고 열심히 곱창을 구워 먹는데 같이 나온 막창이 정말 맛있었다. 쫄깃쫄깃하고 기름진 게 정말 일품이었고 여기에 양파 장아찌, 부추, 버섯도 하나씩 곁들여 먹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음식은 맛있는데 먹는 동안 별로 즐겁지는 않았다. 막창을 익히고 다 먹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혼자 먹으면 그 시간동안 침묵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2인분을 다 먹지 못하고 젓가락을 내려놨다.


 

나는 진정한 혼놀족일까?

혼자 영화보기, 곱창 먹기에 도전해본 결과 알 수 있었다. 나는 혼놀족이 아니다. 혼자 영화를 볼 수도 있고, 곱창도 먹을 순 있지만 그 과정 자체를 즐기지는 못했다. 아직 친구들과,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게 더 신나고 좋았다. 만약 영화를 더 편하게 보는 것과 영화가 끝난 후 감상평을 나누는 일을 고르라면 후자를 선택할 것이고 진짜 곱창이 먹고 싶어 미치겠는데 먹을 사람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또다시 혼곱을 하진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다면 한 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박수진 수습기자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