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있어 소확행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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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난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거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뭘까?” 등등. 지금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감으로 전부 내려놓고 싶을 때가 많다. 속으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두자 외쳐보지만 항상 명치 언저리에서만 맴돈다. ‘그래도 해야지’, ‘그래, 해야만 하는 거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차라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그러나 그전에 다시 기운을 차리는 게 우선인 법. 이럴 땐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것들에 감사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 요즘 시대엔 이걸 소확행이라 일컫는데 이는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보다는 일상의 작지만 성취하기 쉬운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는 이런 소확행을 느끼는 게 삶의 일부이자 전부라 할 수 있다.

나의 소확행은 무언가를 성취하기보단 마음의 평안을 얻으려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정해진 세 가지가 향초 켜고 스트레칭하기, 두 번째는 밤에 혼자 카페가기, 세 번째는 친구들 이야기 들어주기다. 첫 번째 향초 켜고 스트레칭을 할 때엔 그 효과를 최대화시키기 위한 나름의 조건이 있다. 정말 피곤한 날을 제외하곤 샤워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뽀송한 상태에서 행하는데 그래야 나를 정말 아끼고 있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순서도 늘 정해져 있다. 먼저 방을 어둡게 만든 후, 향초 불로 물든 주황빛 방 전체를 감상한다. 이 주황빛이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어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던 불안함을 없애준다. 그 다음엔 타닥타닥 심지 타는 소리에 집중하고 생각을 멈춘다. 동시에 뭉친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주면 새삼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고 오늘 하루 잘 마무리했다는 만족감을 얻으며 잠에 든다.
두 번째는 밤에 혼자 카페가기다. 주로 사람 많은 체인점 카페를 선택하는데 군중 속의 고요라고 했던가. 이상하게 사람이 많은데도 조용해서 그 분위기가 심신에 안정을 준다. 거기에 가벼운 읽을거리 하나 있으면 심심하지 않을 뿐더러 씁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달달한 케이크도 함께 먹어주면 “이게 진정한 행복이구나”하고 즐거워진다. 또, 괜히 사색적인 사람인 척하며 창밖을 바라보게 되는데 그 모습을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찍고 있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터진다. 이처럼 별것 아닌 일이어도 나중엔 쌓이고 쌓여 나만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는다. 그 예로, 얼마 전 혼자 카페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 날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비에 돌아갈 길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잠시, 어느새 그 운치를 즐기고 있었다. 정말이지 그때의 빗소리와 풍경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세 번째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나는 원체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며 거의 말수가 없는 편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더 편했고 자연스럽게 거기에 재미를 붙였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그래서 뭐가 재밌었는데?”하고 스무고개 하듯 물으면 친구는 하나둘씩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준다. 그러면서 그날 하루 동안 겪었던 기쁜 일, 슬픈 일, 그리고 부끄러웠던 일을 털어놓는데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내 나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친구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고민의 무게를 덜게 되게 되고 훨씬 마음이 가벼워진다.

사람에겐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 자신만의 힐링타임을 갖는 게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에게는 소확행이 곧 힐링타임이고 굳이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매일 느낄 수 있어서 적게는 사흘에 한 번, 많게는 하루에 여러 번을 반복한다. 반드시 큰 고민이 있을 때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주는 선물의 감사함을 깨닫고 산다면 인생이 더 달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읽는 학우들도 자신의 성격에 맞는 소확행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박수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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