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현장체험학습으로 가봤던 관광지는 정해진 일정과 시간에 제약이 있어 제대로 즐길 수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초등학생 때 갔던 한국 민속촌은
가이드만 따라 다녀야 했기 때문에 어떤 것을 봤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즐겨주겠다는 다짐으로
6년 지기 친구와 함께 떠나본 수원여행! 한국 민속촌, 수원 화성, 화성 공방거리까지 당일치기로 다녀와 봤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을 땐 새벽 6시 55분이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5분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길이 아니었기 때문에 곧장 샤워를 한 후 천안역으로 향했다.
우리가 상갈역에 도착한 건 약 1시간 반 동안 지하철을 타고 난 후였다. 평소대로라면 좌석에 앉아 졸면서 보냈을 시간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상갈역을 나오자 바로 눈앞에 버스정류장이 보였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진 택시를 이용하려 했지만,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곳들은 모두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거리였고 그 편이 더욱 합리적이라 생각해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한국 민속촌

이번 여행은 수월할 줄 알았지만 내 착각이었다. 버스에 탑승하기 전 몇 번이고 목적지를 확인했지만 정류장을 2개나 남겨놓고 버스에서 내려버린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지도를 보며 한국 민속촌까지 걸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한국 민속촌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인파에 적잖게 당황한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입장하기 위해 서둘러 줄을 섰고 결제를 하려고 지갑을 꺼내는 순간 18,000원이라는 입장료를 확인했다. 여행 경비보다 입장료에 돈을 더 많이 쓰게 될 줄 몰랐기에 우리는 다시 한 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물겨운 계산을 마치고 나니 오늘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걱정 됐지만, 제대로 즐기기로 했던 다짐을 되새기며 추천 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 입장료(성인) : 18,000원/ (청소년) : 15,000원/ (아동) : 13,000원


 

사진 한 장 찍고 몇 걸음 걷는 것을 반복하던 중, 멀리서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들려왔다. 뭔가 재밌는 공연을 하는 것 같아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발을 옮기니 줄타기 공연이 한창이었다. 공연 도중이여서 서둘러 빈자리에 앉아 관람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곡예사(어름산이)’의 묘기에 중간중간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한 연기, 지루하지 않게 웃음을 터뜨려 주는 입담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는 공연이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관람했지만 어느새 여느 관객과 다름없이 공연을 즐기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시 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게 됐다. 이번에는 어떤 공연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하던 중에 말을 탄 사람들이 여럿 나와 말 위에서 자세를 잡거나 말에서 내렸다가 다시 올라타는 등의 묘기를 부리는 ‘마상무예’를 볼 수 있었다. 말 위에서 펼쳐지는 회피 동작과 절도 있는 채찍질, 곡예사들의 빈틈없는 탑쌓기 퍼포먼스 등 멋진 모습이 많았지만, 공연 중간에 말을 놓쳐서 한동안 올라타지 못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도쿄스테이크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녔더니 어느새 배가 고파왔다. 수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출출함을 느꼈던 우리는 곧장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수원의 맛집을 검색했다. 대부분이 수원의 명물인 갈비를 추천했지만, 보유한 여행 자금이 충분치 않아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같은 소고기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인 ‘도쿄스테이크’에 가기로 했다. 식당으로 이동하는 길에서도 아침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수도권의 버스노선이 의외로 간단해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식당에 도착한 우리는 등심스테이크와 안심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을 둘러봤는데 포장마차를 떠오르게 하는 조명과 일본 가정집에 있을법한 조형물까지 생각보다 ‘도쿄’라는 이미지에 충실한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자아냈다. 음식은 썰어진 상태로 나왔고 스테이크의 맛은 아주 훌륭했다. 고기 밑에 깔려있는 숙주나물은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에 아삭함을 추가해주어 씹는 내내 즐거웠고 고기에 곁들어진 소스는 너무 느끼하지 않도록 중화제 역할을 해주었다. 또한 플레이팅 되어 있던 토마토는 자칫 담백하기만 할 수 있는 음식에 상큼함을 더해 줌으로써 제 역할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었다. 스테이크의 맛을 음미하며 정신없이 먹다보니 금세 그릇을 깔끔하게 비워버렸다. 굶주린 나의 배를 채우기엔 살짝 부족했지만 소갈비 못지않은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수원 화성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두 번째로 가볼 목적지는 수원 화성. 수원역에서 버스를 타고 약 20분 정도를 달려 도착했다. 이곳에선 민속촌과 달리 따로 입장료를 지불 하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화성 주변의 산책로를 걷다보면 ‘자전거 택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화성탐방코스, 전통시장코스, 화성봉돈코스로 나뉘며 야경을 보기에 편하고 좋은 이용수단이라고 한다.
화성의 내부에는 옛날의 건물 양식을 그대로 구현한 카페와 풍경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존이 여럿 있었다. 이어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화성의 공방거리에 갈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목각인형과 나무로 만든 공깃돌, 가구와 같이 공방거리라는 이름에 걸맞은 소품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 밖에도 분위기 있는 카페와 어두워진 거리를 밝히는 가로등,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공방거리의 야경까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해주었다.

 

수원에 푹 빠져 있는동안 어느새 시간은 저녁 7시가 지나 있었다. 아직 못 해본 것도 못 본 것도 많았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야 했다. 비록 12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 일지라도 오늘 하루 우리가 봤던 풍경과 감정은 언젠가 ‘그때 참 좋았지’하며 꺼내볼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만약 당신도 친구와의 여행을 고민하고 있다면 망설임 없이 여행길에 나서 보길 바란다.

 

/신의대 수습기자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