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메이커 인공강우, 미세먼지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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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9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공기가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 해당 일자 새벽 서울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인 75㎍/㎥을 두 배 넘어선 150㎍/㎥를 기록했다.
이렇게 미세먼지 농도가 점점 악화되는 수준에 이르자 일각에서는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지길 수차례, 대기의 질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세먼지를 해결해 달라”는 의견이 빗발치기도 했다. 그 가운데 인공강우 기술이 미세먼지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듣기로도 생소한 인공강우, 과연 어떤 것이며 정말로 미세먼지를 해소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자.

  • ‌삼한사미 : ‌겨울 날씨 중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점점 나빠지는 대기질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예보를 시작한 지 4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OECD 회원국 중 2017년 연평균 기준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인 것으로 발표됐다. 실제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평균농도인 12.5㎍/㎥를 현저히 넘어선 25.14㎍/㎥로 가장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보였다. 이화여대 의과대학 하은희 교수는 “2016년 OECD 보고서에서도 한국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했는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 40년 뒤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률이 가장 높은 회원국으로 한국이 전망됐다”고 밝히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에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세먼지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해 대처해야 하며 인공강우, 고압분사, 공기필터 정화 및 집진기 설치 등을 연구하고 개발해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마른하늘에 비 내리기?

인공강우란 항공기 또는 미사일을 통해 구름 안에 ‘구름 씨앗’을 뿌려 빗방울을 만드는 것이다. 대기 중에 구름씨앗이 부족하면 비가 내리지 않게 되는데 구름 속에 이 씨앗이 되는 화학약품(염화칼슘, 요오드화은)을 살포하면 응결핵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변의 수분 알갱이가 달라붙으며 점점 무거워져 지면으로 떨어지게 되는 원리이다. 이때 어느 정도의 수증기가 필요한데, 이 수증기는 구름을 만드는 원료로 작용한다. 때문에 완전히 맑은 하늘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대기과학자 조천호는 해당 실험에 대해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그 표면에 수백 개의 미세먼지 입자가 응고되어 공기를 맑게 할 수 있지만 실제 자연에서는 그 효과가 대부분의 경우 불확실하다”는 말을 남겼다.


인공강우의 실용화?

그렇다면 인공강우의 실용화는 불가능한 것일까? 그건 아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인공강우 기술을 1946년 처음 도입한 바 있다. 1949년, 인공강우를 이용해 가뭄을 해결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에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캘리포니아 등 11개 주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2007년 6월 랴오닝성에서 두 차례에 걸친 인공강우로 5억 2,500만 톤의 비를 내려 가뭄을 해결했다.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강우가 예상되자 비구름이 도착하기 전에 인공강우로 비를 내려 개막식 당시 맑은 하늘을 유지했으며 현재까지 최대 인공강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 경기도 평택과 안성 일대에 인공강우를 내리게 하는 등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몇 차례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인공강우를 통한 미세먼지 해결?

1월 25일, 정부는 강수량에 따른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이에 따른 성공 여부가 논의되기도 했다.
첫번째로 앞서 말한 인공강우에는 주요 원료인 구름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대체로 맑은 날에 발생하기 때문에 인공강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확률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미세먼지가 심한 날과 인공강우를 만들 수 있는 날이 일치하지 않아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많았다.
두번째로 미세먼지를 비를 통해 씻어내기 위해서는 시간당 10mm 이상의 강도로 2시간 동안 내려야 가능하다는 점이 해당 실험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기도 했다. 실제로 강수에 의한 미세먼지 저감효과에 대해 실험을 진행했던 중국의 과학자들은 비에 씻겨진 것보다 호우발생 때 함께 동반되는 강한 바람에 날려 대부분 없어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실험 결과는?
25일에 실시된 인공강우 실험은 성과가 있었을까? 예고됐던 실험은 당일 오전 10시 전라북도 남서쪽 해상에서 이루어졌다. 서해상 구름대가 남쪽으로 이동하여 실험장소도 옮겨진 것인데 정작 실험지역인 전남-충청지역의 강수량은 0mm로 그쳤다. 결과로써는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해당 실험은 초기 단계일 뿐, 인공강우로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환경부 관계자들은 향후 10년 뒤를 보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실험이라고 주장하며 이후 미세먼지 저감효과 분석 최종 결과는 한 달 뒤쯤 발표될 예정이라 밝혔다.

부작용은 없나?

전 세계의 관심이 인공강우로 쏠리고 있는 반면 해당 기술은 아직 충분한 실험과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인공강우의 맹점은 어떤 부작용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는 점이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비의 양이 적으면 공기 중 입자(에어로졸)가 증가해 미세먼지가 그 안에서 커질 수 있다”며 인공강우 실험 시 야기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밝혔다. 또한 화학물질을 이용해 인공적인 방법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인 만큼 환경파괴의 가능성도 염려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실 아직까지 인공강우는 활용 빈도가 크지 않아 이렇다 할 부작용이 보고된 바가 없다. 그러나 대규모 실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자연강우가 줄어 대기 질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인공강우는 비가 오지 않아야 할 지역에 비를 내리게 함으로써 타지역에 내릴 강우가 발생하지 않아 기상이변 악화 우려의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름 이후에는 중국 서부 기단의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받는 동아시아의 강우량이 줄어들 수 있는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


기자시선

인공강우 기술이 미세먼지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과 실험들이 존재하는 만큼 반대로 불가능하다는 언론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정확한 것은 현재 인공강우 기술의 경제성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해당 기술 실험 과정을 통틀어 드는 막대한 예산에 비해 그 효과는 높지 않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연구 개발 국무회의에서 “인공강우 같은 새로운 기술도 연구, 개발해야 한다”는 언급이 있던 이후, 1월 25일 공개적으로 실시된 인공강우는 충분한 실험 없이 급하게 진행되었고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실정 상 인공강우의 경제성이 낮은 만큼 더 신중하게 진행했어야 하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때문에 해당 기술을 실용화하기에 앞서 장기적인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인공강우 실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증거가 없다는 것은 아직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과 동시에 연구할 가치가 있다는 뜻 아닌가. 또한 아직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기술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때문에 인공강우에 대한 많은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중국과의 합동 실험으로 인공강우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보고도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중국 측에서는 한국에게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 탓하지 말라’는 일침을 남겼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구의 탓인가를 논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기술 연구를 함께 진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중국은 인공강우의 부작용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시점에서 대규모 실험을 강행하려 하고 있기에 관련 연구에 대한 정보 공유가 필수로 이행되어야 하며 자국에선 인공강우 기술 연구를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도 가세되어야 할 것이다.

 

/신예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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