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김동식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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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로부터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신선한 전개는 필수! 역대급 반전으로 늘 짜릿함을 선사하는 작가가 있다. 첫 작품인 회색인간으로 단숨에 베스트셀러 자리에 등극하는 것은 물론, 연이어 발간된 책들도 그에 못지않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그의 남다른 이력에는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는데…….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들게 하는 솔직한 매력의 소유자, 김동식 작가. 그가 직접 소개하는 작가의 삶에 대해 함께 들어보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회색인간을 쓴 김동식이라고 합니다.

Q. ‌작가님께선 ‘오늘의 유머’ 커뮤니티에서 글쓰기를 시작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떠한 계기가 있었나요?
당시 오늘의 유머 공포 게시판에는 창작 소설 같은 게 많았어요. 일반인들이 쉽게 참여하는 자유로운 공간이었고 저도 거기에 올라온 글들을 즐겨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나도 한번 올려볼까?’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된 거죠.

Q. 당시 게시물의 반응은 어땠나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쓴 글이었어요. 글을 써본 적도, 배운 적도 없으니까 제가 봐도 엉망진창이었죠. 그래서 글을 다 썼는데도 일부러 절반만 보여줬어요. 글 마지막에 다음 편이 궁금한 분이 계시면 올려드린다 하고 며칠을 새로 고침만 눌렀죠. (웃음) 그렇게 기다리다 처음 달린 댓글이 너무 재밌고 다음편이 기대된다는 반응이었어요. 최소한 한 명은 내 글을 봐줬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Q.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글쓰기를 배운 작가’라는 타이틀을 갖고 계시던데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던 것과 관련이 있나요?
그렇죠. 독자 분들이 맞춤법 틀린 문장, 개연성이 없는 부분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주셨어요. 처음엔 그런 댓글들을 보면서 그냥 무시할까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다음 글에서 또 피드백을 받을 게 번하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부족한 실력을 오픈하고 인정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조언을 하나하나 수용했습니다. 그랬더니 점점 달라지는 제 글을 보고 그분들도 재밌으셨는지 나중에는 더 열심히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Q. 어떻게 해서 글을 꾸준히 올리실 수 있었나요?
순전히 댓글의 힘이었어요. 그 글로 뭔가를 이루겠다는 목표도 없었거든요. 그리고 그때는 공장을 다니던 시기여서 늘 집과 공장만 반복하는 삶이었어요. 몸은 힘들지 않았지만 그 일상에 지쳐 있었죠. 그런 저에게 댓글은 정말 특별했어요. 지칠 때 댓글 한 번씩 보면 기분이 풀렸어요. 또, 사람들의 반응을 기대하면서 집에 가면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기에 바빠지니까 시간도 금방 갔어요.

Q. 원래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2006년부터 2016년 12월까지 약 10년 8개월 정도를 주물공장에서 일했죠. 굉장히 단순한 반복 작업이었어요. 너무 지겨워서 마지막쯤엔 딱 1년만 쉬고 싶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실제로 1년 쉴 때, 9개월까지는 10년 동안 일한 거 잘 쉬었다 하고 대책 없이 놀다가 9개월 차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계약을 하게 되고 3개월 만에 책이 나왔어요. 딱 1년 뒤 공장에 돌아갈 타이밍에 책이 나와서 공장으로 돌아가지 않게 된 거죠.

Q. 평소에도 글쓰는 일을 좋아하셨나요?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관심도 전혀 없다가 써보니까 재밌어서 좋아하게 됐죠.

Q.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사실 300여 편의 글을 올리는 동안 출판사 같은 곳에서 많은 제안이 왔어요. 그렇게 연락 주셨던 분들 중 한 분이 ‘김민섭 작가님’이셨는데 출판 과정을 너무 간단하게 설명해주시는 거예요. 이렇게 간단한 일이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싶어서 하겠다고 했죠.

Q. 책이 출간됐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먼저 공장 사람들한테 책을 보여줬더니 너 뭐 하다가 갑자기 작가가 됐냐고 신기해했어요. 특히 어머니께서는 1년 동안 그냥 논 게 아니었다며 깜짝 놀라셨어요. 또, 유명한 신문사에서 온 인터뷰 연락을 받고 있으니까 네가 뭔데 그 신문사에서 인터뷰 연락을 받고 있냐면서 너무 놀라시는 거예요. 그날 이후로 저를 이름으로 안 부르시고 작가님이라 부르세요. (웃음)

Q. 출간 전과 후, 달라진 점은 뭔가요?
일단 사람 자체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공장 다닐 때는 거의 사람하고 얘기를 안 해서 제가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 앞에서 강연도 하고. 내가 모르던 나를 발견하게 됐어요. 그리고 지난 10년간 서울에 살면서 성수동을 벗어난 적이 드물었는데 이제는 지방에서도 많이 불러주시니까 여행처럼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죠. 또, 금전적인 부담감이 없어지니까 괜히 아귀찜도 시켜먹게 되고. (웃음)

Q. ‌그리고 작가 등단을 하지 않으셨다고 들었는데 활동에 있어서 등단 여부의 차이가 있나요?
저는 그걸 하나도 느끼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등단한 작가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 모르니까. 전혀 모르는 세계였기 때문에 작가는 원래 이런 대우를 받나 하고 생각할 뿐이지 그분들이 나와는 다른 시각을 받는지에 대한 건 몰라요. 그리고 등단하지 않았다고 해서 무시 받은 적도 없고 요즘에는 인터넷 글이라고 해서 수준을 낮게 보는 것도 없어요.

Q. 현재는 작가 일만 하고 계신 건가요?
네, 2016년 12월에 공장을 그만 둔 이후 계속 글만 씁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에서 연재를 하고 있어요. 또, 수입은 2차 창작 등 여러 경로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행복한 직업이죠. (웃음)

Q. ‌작가님의 글은 보통 글과는 달리 새롭고 재밌다는 반응이 많은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번한 이야기를 안 쓰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생각의 깊이가 들어간 긴 글이 아닌 초단편인데 번하게 쓰면 읽는 시간이 낭비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새로운 전개의 글과 첫 경험을 시켜드리자는 생각으로 글을 쓰다 보니 좋게 봐주시는 게 아닌가 싶네요.
Q. 글의 소재는 어디서 찾으시나요?
가장 자주 찾는 곳은 인터넷이에요. 인터넷은 사건도 많고 뉴스나 댓글만 봐도 소재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소재를 다 똑같은 방식으로 풀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걸 어떻게 비틀고 섞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중에서 저는 흥미로운 상황을 설정하는 걸 좋아해요. 예를 들어, 분실이라는 흔한 소재에 분실물을 찾아주는 요정과 보험이 있다는 독특한 설정을 하는 거죠.

Q. 어떤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시나요?
예전부터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는 내가 모르는 콘텐츠다’라는 생각을 해왔어요. 그래서 상황 설정도 그렇지만 나조차도 예상하기 힘든 반전 결말을 쓰려고 해요. 독자들과의 대결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 반전에 가끔 혼자 소름이 돋을 때도 있어요. 그렇게 소름이 돋을 때는 약간 성공의 예감이 들어요.

Q. 지금은 어떤 글을 쓰고 계신가요?
현재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살인자의 정석 시즌2를 연재하고 있고 몇 가지 원고 의뢰받은 글을 써요. 그 외에는 앞에서 언급했던 분실물 이야기를 쓰고 있고요. 보통은 주제를 정해놓고 글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재미있는 글을 쓰면서 거기에 어울리는 주제를 붙이는 거지 그걸 먼저 생각해서 쓰면 재밌는 글이 나오지 않아요.

Q.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자살하러 가는 길에』와 『할머니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 가』인 것 같아요. 그 글을 쓰면서 저도 운 기억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평소 쓰던 글과는 달리 약간 감동적인 내용이라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어요.

  • 두 작품 각각 김동식 작가의 단편소설집 <양심고백>,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에 수록되어 있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소재나 장르가 있나요?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로맨스예요.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서 한번 시도 해본 적이 있는데 욕을 너무 많이 먹어가지고. (웃음) 그래서 절대 로맨스는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시도 해볼까하는 생각 정도 가지고 있어요.

Q. 작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시다면?
천 편까지는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천 편을 찍으면 약간 기록으로 남을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어딘가 한 줄로라도 남을 거야’하는 생각 정도. 지금 한 450편 정도 썼다고 하면 30대 안에는 그만큼 쓸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만약 제 책을 보지 않은 분이 이 인터뷰를 접하신다면 너무 기대하진 마세요. (웃음) 그리고 제 글을 아시는 분이라면 서평 좀 남겨주세요. 이제는 인터넷에 글을 안 올리다보니 댓글이 안 나오니까 매일 제 이름을 검색해서 서평을 봐요. 그게 제 원동력입니다!

/박수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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