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한 봄과 함께 새학기가 시작됐다. 신입생이라면 대학생활이 처음인 만큼 모든 것이 설레겠지만 헌내기들은 개강하는 동시에 종강이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내고 있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그중 개강하면서 무기력해지고 만사가 귀찮은, 이른바 ‘개강병’에 걸리는 학우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방학 때만큼은 고삐 풀린 거침없는 한 마리의 야생마였지만 막상 개강이 다가오자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예민하거나 우울해져 그로 인해 현실도피를 하는 등의 증상을 말하는 것이다. 개강병을 이겨내기 위해선 운동, 긍정적 생각, 규칙적 생활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필자는 무기력한 학우들을 위해 엄선하여 뽑은 명작 웹툰들을 소개하려 한다. 눈이 즐거우면
마음이 즐겁듯이! 학교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개강병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작은 코너!
즐거운 웹툰 속으로 빠져보자.
※주의 : 본 글은 스포일러 및 기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담겨져 있습니다.

방백남녀
글/그림 : 고태호, 연재 사이트 : 네이버, 장르 : 드라마, 청춘

어릴적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민남주는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축구 명문 고등학교에 진학하지만 연달아 사고가 터지자 꿈을 포기하고 군입대를 하게 된다. 제대 후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며 지내지만 축구선수에 대한 꿈을 실패했다는 죄책감이 트라우마와 환청으로 이어지면서 코피를 흘리며 스스로를 몰아세운다. 정신차리고 공부에 몰두하고자 토익학원을 다니던 중 여주혜를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첫 단추가 좋지 않았던 탓에 서로에게 오해만 쌓인 채 수업을 듣게 된다.
방백이란 다른 인물에게 들리지 않고 독자들만 등장인물의 대사를 들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남녀의 대화와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나 작품 속 주인공들의 심리적인 묘사, 디테일한 스토리 설정, 섬세한 감정선으로 공감을 자아낸다. 일상 속 누구나 겪어본 고민거리와 문제들을 등장인물의 대사로 풀어내 위로를 주기 때문에 지친 몸과 마음, 이 작품으로 힐링해보는 것은 어떨까?


살인자ㅇ난감
글/그림 : 꼬마비, 연재 사이트 : 네이버, 장르 : 스릴러

나름 평범하게 살아왔던 주인공 이 탕은 어느날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된다. 사람을 죽인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불면증에 시달리지만 어째서인지 살인을 했던 날 비가 내려 흔적이 지워지고 범행도구가 사라지는 등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이 주인공에게 유리하게 흘러간다. 결국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진범을 놓치게 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이 탕에게 어느날 사건의 목격자가 찾아와 협박을 받게 되는데…….
동글동글하고 단순한 그림체를 가지고 있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분위기에 심오하고 철학적인 면을 담고 있다. 4컷 만화로 진행되는데 전체적으로 암시 및 떡밥을 보여주며 각 인물에 대한 가치관과 심리묘사를 살펴볼 수 있고 매 화마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보인다. 또한 작품 속 치밀하게 이루어진 연출은 선악 구도와 살인의 정당성에 관한 많은 주관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독자가 마지막까지 내용을 읽고 어떠한 해석을 끌어냈는지에 따라 각자 다른 결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왜 그러한 해석이 나오는지는 짜릿한 반전과 함께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미생
글/그림 : 윤태호, 연재 사이트 : 다음, 장르 : 드라마

어렸을 적부터 바둑을 둔 장그래는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바둑학원, 도장에 다니며 프로기사의 꿈을 키운다. 하지만 프로입단에 실패해 완전히 바둑을 접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자신의 후견인의 제안으로 회사에 취직했지만 바둑을 실패한 경험이 알려져 사람들에게 냉대를 받자 그만둔 뒤 군대로 도피하게 된다. 제대 후 후견인에게 회사를 다시 추천받아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혹독한 사회생활이 시작된다.
미생은 직장생활의 험난한 과정부터 치열하게 성과를 올리기까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인생을 바둑에 절묘하게 비유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업무, 사회생활 등 신입사원의 고충을 잘 보여주며 많은 직장인들에게 격한 환호와 공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명대사 중 하나인 “미생이네요.”에 미생은 본래 바둑 용어로 완전하게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완생의 다른 말인 완전치 못한 생존 상태.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사이에서 완생이 되고자 치열하게 발버둥치는 현대인 모두를 나타낸 의미라고 생각한다. 영화 및 드라마까지 연달아 제작되며 연일 호평을 받은 작품, 미생.
오늘날,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준비하려는 모든 예비 사회초년생들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


유쾌한 왕따
글/그림 : 김숭늉, 연재 사이트 : 레진코믹스, 장르 : 학원, 미스터리

생일 축하 방송이 흘러나오는 교실 위 옥상에선 그 주인공이 생일 축하란 명목 하에 괴롭힘을 받는다. 동현이는 아이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받고 있으며 ‘소똥’이란 별명으로 멸시당하는 것은 기본, 아이들의 장난감 대상이 되고 있다. 끔찍한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날 수현이란 전학생이 오면서 동현이의 짝꿍이 된다. 동현은 수현이에게 호감을 느껴 말을 걸지만 곧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 장면을 바로 목격한 수현이는 동현이를 피한다. 이후 선생님이 지하실을 정리하자는 얘길 듣고 가던 중 진국이가 동현이에게 시비를 걸며 체면을 실추시키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화가 난 동현이는 진국과 싸우게 되지만 일방적으로 맞으면서 점점 의식을 잃어간다. 한 가지 머릿속에 맴도는 건 모두 죽었으면 하는 생각. 그렇게 정신을 잃고 깨어난 동현이는 건물이 무너져내린 지하실에 고립된 처참한 광경을 보게 된다.
1부에서는 지하실에 갇힌 아이들의 모습을 다루며 2부에서는 밖의 상황을 그려낸다. 각자 살아남고자 강자에게 빌붙거나 생필품을 훔치는 등 처절한 상황에 세상은 아비규환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그들을 통솔하는 지도자들은 ‘모두를 위해’ 다른 이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는 말만 전한다. 이처럼 유쾌한 왕따는 재난 속에서 벌어지는 약자와 강자, 방관자들, 그리고 점점 미쳐가는 사람들의 면모를 사실적으로 잘 드러낸다. 어쩌면 가장 무서운 것은 자연현상으로 인해 일어난 참혹한 현장보다도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의 욕망이지 않을까. 아직도 작가의 인터뷰 중 “다수의 논리가 옳아서 사람들이 따르는 게 아니다. 사람들에게는 논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다수인 게 중요한 것이다”란 말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인간 본연의 본성과 심오하고 충격적인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꼭 보길 바란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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