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코스만 즐겨본 나에게 이번 가평 여행은 새롭게 다가왔다. 내가 선택한 곳에 가고,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유로운 여행을 성인이 된 스무살에 꼭 가고 싶었는데 마침 여유가 생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가평 여행 일정을 짰다. 그리고 이틀 후인 4월 28일, 설렘을 가득 안고 경쾌하게 논산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작부터 파란만장!

어둑어둑해진 오후 11시. 우리는 1시 48분 기차를 타기 위해 일찍 기차역에 도착했다. 당일치기 여행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용산으로 향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시 48분이 되기까지 야식도 먹고 간단한 과제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타고 미리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잤다. 오전 5시. 오가는 사람이 적어 한적한 시간에 우리는 용산역에 도착했다. 이제 첫 목적지인 팔각정으로 출발하기 위해 발을 옮겼다.
그런데 웬걸, 내가 인터넷에서 봤던 팔각정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무 의미 없는 개인집이었다. 그 팔각정은 아저씨가 독서도 하고 사색도 하는 공간이라고 하셨다. 사진을 찍고 나올 때에는 정말 어안이 벙벙했다. 예상치도 않게 가정집에까지 들어갔다 나올 줄이야, 이런 식으로 가평여행을 제대로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 됐다. 다음 목적지까지 이동하려면 또 버스를 타야 했는데, 언제 도착할지를 모르는 상황. 막연히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우리는 팔각정 근처에 있는 식당 아주머니께 길을 물어 방향을 찾았다. 아주머니는 쁘띠 프랑스에 가려면 차를 빌려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셨다. 우리는 일단 무작정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목적지 까지는 10km가 결렸다. 20분을 걸었음에도 목적지까지는 까마득 했다. 택시도 안잡히는 상황. 우리는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무작정 엄지손가락을 들고 서 있었는데 차에 타고 계신 분들이 우리가 장난을 한다고 생각을 하셨는지, 우릴 어리둥절하게 쳐다보거나 씩 웃으면서 그냥 지나쳐 가버렸다. 결국 종이에 ‘태워주세요’라는 글을 써서 히치하이킹을 시도 했고 마침 어떤 차가 창문을 열어둔 채로 천천히 지나갔다. 그래서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아저씨! 저희 좀 태워주세요!” 라고 크게 외쳤다. 아저씨는 그 목소리를 듣고 차를 돌려 돌아오셨고, 우리는 너무나 고마워 하면서 차에 탔다. 아저씨는 양평에서 오셨으며 가족끼리 가평에 있는 묘에 찾아오신 거라고 하셨다. 우리에게 선심을 배풀어 주셔서 참 감사했다.

 

쁘띠 쁘띠 프랑스

아저씨 차로 꽤 오랫동안 이동하니 다음 목적지인 쁘띠 프랑스에 도착했다. 다시 한번 아저씨께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이제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있겠다!’ 는 생각을 품은 채 설레는 마음으로 쁘띠 프랑스로 향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마자 너무 예쁜 풍경에 놀랐다. 색감도 예쁘고 공중에도 공 같은 것이 매달려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었다. 시원한 바람도 불고 10시쯤이 되어 햇살도 딱 좋았다. 쁘띠 프랑스가 ‘어휴, 고생 많았어~’ 하며 우리를 달래어 주는 것 같았다. 내부 공간이 넓질 않았는데 알차게 잘 활용한 모습이었다. 예쁘기도 하고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아서 아이들을 위한 장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화유리 위에 올라가서 포즈를 취하면 밑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며, 프랑스 의상 대여가 가능하기도 했다. ‘사랑의 종탑’ 이라는 작은 건물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아담한 종과 함께 쁘띠 프랑스를 높은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연인끼리 가서 오랜시간동안 구석구석 돌아다니기 좋은 데이트 장소로 추천하고 싶다.

 

남이섬에선 막국수를~

다음 목적지로 갈 때는 가평 관광지를 순회하는 가평 순환버스를 이용했다. 순환버스는 6000원에 티켓을 구입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관광지를 오갈때 마다 티켓을 보여주면 얼마든지 환승할 수 있다. 덕분에 시간을 절약해 다음 목적지인 남이섬에 도착했다. 그곳엔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봤던 번지점프대도 있고 남이섬 내부로 들어가는 배도 있었지만 우리는 돈이 부족하다보니 모두 구경만 하고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닭갈비 1인분에 막국수 1개를 시키려 했는데 닭갈비는 2인분부터라면서 안된다고 하셔서 그냥 막국수와 비빔밥만 맛을 보았다. 가평에 막국수가 유명하다고 들어서 기대했는데, 기대 만큼은 아니었지만 배가 고팠던 나머지 그릇을 싹싹 비워먹었다. 달콤하고 고소했으며 시원하고도 시큼한 맛이었다.

 

인터렉티브 미술관?

뙤약볕 아래서 너무 돌아다녀서 지쳐버린 우리는 계획했던 아침고요 수목원 대신 인터렉티브 아트뮤지엄으로 향했다.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에서는 미술관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미술 작품들을 감상했다. 모든 작품들은 관람객이 직접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면 그에 반응하기에 특별한 관람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댓글의 내용에 따라 여인의 표정이 달라지는 작품이었다. 올라오는 댓글로 얼굴이 구성되며 그 댓글의 내용에 따라 표정이 바뀐다. 웃었다가 슬퍼했다 하면서 움직이는 모습이 한편으론 섬뜩하기도 해서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서 작품과 상호작용을 하며 신나게 사진과 동영상들을 찍은 후에 가평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어이쿠! 마지막까지 파란만장!

다시 버스 1대, 지하철 2번을 갈아타고 용산역으로 향했다. 올 때와는 달리 사람이 붐벼 아픈 다리를 쉬지도 못한 채 계속 서서 와야 했다. 다시 돌아온 용산역엔 사람이 많이 있어서 낯설게 느껴졌다. 시간을 맞춰 논산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했다. 그런데 하루 종일 걸어 다니고 멀미에 시달려서 피곤했는지 우리 둘 다 잠이들어 하차 예정시간보다 2시간 가까이를 초과해 장성역에서 내리게 되었다. 너무 어리둥절했고 미리 대비 해 놓지 않은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장성역에는 오전 2시에 도착했는데, 논산으로 가는 열차 중에 제일 빨리 오는 것이 4시 반 차여서 우리는 장성 군내를 산책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TV뉴스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논산으로 돌아왔다.
내일이면 학교에 가야해서 자고 일어나서 쉬지 못하고 바로 또 과제를 하느라 정말 힘이 들었다. 고생을 사서 한 느낌이었지만 청춘답게 용감했고 다행히도 무사하게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와서 기분이 좋았다.

 

처음으로 스스로 여행 계획 세우기부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 하기 까지 미흡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당황도 하고 여러 체험을 해서 하루가 참 길게 느껴 졌다. 인생에서 가장 알찬 하루를 보낸 느낌이었다. 하지만 둘이라서 그런 상황들 조차 즐거웠다. 나중에 이 날을 떠올린다면 피식 하며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든 그냥 문뜩 여행을 떠난다면 몸은 지치지만 마음은 힐링 되고 많은 추억을 많이 쌓아서 충만감도 느낄 것이다. 언제든지 여유가 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떠나기를 바란다.

 

P 글, 편집 : 염지혜, 오지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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