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신 타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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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방학 때 의도치 않게 7군데나 여행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에는 등에 땀이 주르륵 흐를 정도로 햇볕이 따가웠고, 또 어느 날에는 너무 더워서 하늘까지 더위를 먹었는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엄청 많이 내렸다. 날씨 따위 신경을 쓰지 않고 무작정 떠난 여행인 만큼 중간 중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꿋꿋이 여행을 다닌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아래의 글은 갔다 온 여행지 중에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곳을 중점으로 썼다. 그러므로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가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제주도 #거제도 #전주 #군산 #인천 #서울 #부산 #국내여행


2017년 6월 23일 우중충&맑음

제주도에 온 만큼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투명카약타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거닐다가 도착한 곳은 월정리 해변이다. 몇 일전 SNS에서 ‘투명카약’ 영상을 보면서 ‘저런 걸 어떻게 타? 물에 빠질까 무섭다.’ 이랬던 나인데, 막상 입장료를 내고 구명조끼까지 입으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절로 나왔다. 속이 훤히 다보이는 투명한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면서 멀리멀리 나아가는데 에메랄드빛 물 위에 붕 떠서 가는 기분이었다. 언제 이런 것을 또 타보겠는가. 제주도에 온 순간순간을 담기 위해 곳곳에 있는 사진 찍는 분께 부탁드렸다. 나중에 나와서 사진을 봤는데 앞머리가 대체 왜 저렇게 넘어간 건지…(에휴) 이것도 추억이라는 생각으로 그 자리에서 인화하여 액자까지 사고 그대로 들고 왔다.

#제주도_2일차 #해안도로 #월정리해변 #타보카 #투명카약 #물공포증_극복


2017년 7월 24일 맑음

거제도 여행을 하면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곳으로 손꼽힌다. 그곳은 바로 거제도의 바람이라는 바람은 한곳에 다모인 듯한 ‘바람의 언덕’이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머물던 숙소와 멀었기에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간단한 짐을 가지고 버스를 2시간동안 타고 이동했다. 정류장에 도착해서 바람의 언덕 표지판을 따라 걷다보니 사유지란 명목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도 될까’ 망설였지만 뒤따라오던 사람이 그냥 뚫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따라갔다. 계단을 내려가 보니 풍차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푸른 잔디와 함께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차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마치 플란다스의 개를 읽으면서 상상했던 장소 같았다. 풍차 뒤로는 에메랄드빛 청경 한려수도가 있어 대체 사람들이 왜 이곳을 찾는지 알 수 있었다. 곳곳에 놓여진 벤치에 앉아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앉아 있으니 낭만적이었다. 나중에 남자친구가 생기면 꼭 한번 같이 오고 싶다.

#거제도_2일차 #바람의언덕 #풍차 #바람이머무르는그곳 #오늘만큼은_커플이길


2017년 7월 31일 비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왔다. 워크샵 가는 날인데 비까지 오니 괜히 더 꿀꿀해졌다. 한옥마을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무르면서 새로 짜여 진 팀끼리 미션을 했다. 미션1, 미션2, 미션3, 미션4를 각각 통과할 때마다 받은 사진 조각을 합쳐 마지막에 완성된 사진과 똑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오는 것이다. 우비와 우산은 가볍게 벗어두고 몸뚱아리 하나로 한옥마을 곳곳을 돌아다녔다. 미션에만 집중한 탓에 주변을 보지 못했었는데 어느 순간 옆을 보니 어린 애기들이 한복을 입고 문꼬치를 먹으려고 줄을 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찌나 귀엽던지. 나도 모르게 그 뒤에 줄을 서서 군것질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제일 먼저 도착하는 팀에게는 상품이 있다는 소리 얼른 뛰어 숙소에 도착했다. 다들 물에 빠진 생쥐꼴이었지만 1등을 해서 너무 행복했다.

#전주한옥마을 #미션 #1등_두근두근 #카드지갑 #대외활동 #워크샵


2017년 8월 01일 완전 맑음

군산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배고픈 나머지 제일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한주옥’이었다.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려서 먹는 식당인 만큼 식당입구는 사람들로 붐볐다. 하지만 우리는 미리 단체예약을 하고 와서 그냥 바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미리 상차림이 되어 있었는데 너무 먹음직스러워 침이 주르륵 흘러나올 뻔했다. 젓가락으로 대하장을 콕콕 찔렀다. 다행히 살아있지는 않고 갓 잡은 대하를 간장양념에 절여놓은 것이다. 한 입 깨무니 오드득 소리가 나는 게 으깨진 껍질 사이로 투명한 속살이 나왔다. 어찌나 맛있던지. 몇 분 있다가 돌솥밥도 나왔다. 나무 뚜껑(?)을 열어보니 가운데 은행과 콩 몇 개가 박혀있었다. 콩을 싫어해 거부감이 들기는 했지만 한 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쫀돡쫀돡한 게 여태동안 먹어본 돌솥밥 중에 TOP3에 들어갈 정도였다. 매운탕과 같이 먹어도 밥 특유의 맛은 무너지지 않았다. 정말 끝내주는 한 상이었다.

#군산 #한주옥 #대하장백반 #남다른비쥬얼 #침이_주르륵 #군산맛집 #먹스타그램

 


2017년 8월 07일 맑음

인천 신포국제시장에 왔으면 닭강정은 꼭 먹어봐야한다.
인천의 가볼만한 곳으로 손꼽힌다길래 사람들이 북적북적할 줄 알았던 예상과 다르게 입구에 들어서니 엥…? 여기가 아닌가? 안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구경해보기로 했다. 과자 파는 곳 옆쪽에 또 다른 시장 입구가 있었다. 입구부터 닭강정 간판을 보니 이번에는 잘 찾아온 것 같다. 자칫하면 실망하고 갈 뻔했다. 길의 끝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모습을 보고 여기구나하고 바로 줄을 섰는데 사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주워들은 얘기지만 원조는 따로 있는데 이 날은 문을 안 열었다고 한다. 홀에 들어가자마자 닭강정 中자를 시키고 무와 샐러드를 먹으면서 기다리다 몇 분 후에 닭강정님을 영접할 수가 있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빨간색 옷을 입고 군데군데 고추와 함께 있으니 여태동안 봤던 닭강정과는 비주얼부터가 달랐다. 한 입을 깨물어 먹어보니 바스락 소리를 내며 튀김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최고였다. 뼈가 있는 닭강정이라 그런지 발라먹기가 조금 불편했지만 양도 푸짐해서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인천_2일차 #신포국제시장 #닭강정 #다음에는_원조도전 #또먹고싶다 #좋은사람X행복한시간


2017년 8월 11일 비온 뒤 갬

“저 내일 서울 가요.” 아무 생각 없이 보낸 문자에, 갑자기 기차타고 서울로 갔다. 우리 셋은 공적인 자리가 아니고서 한 번도 따로 만난 적이 없었는데 우리는 어색함이라는 단어조차도 모르는지 친남매처럼 굴었다. 편집샵에 가서 “이거 어때? 잘 어울려?”라고 하며 서로의 옷을 골라주고 최근에 개봉한 청년경찰을 보면서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면 손을 잡고 벌벌 떨면서 영화를 봤다. 문득 나도 모르게 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했다. 다들 외동이 좋은 거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아니다. 12시가 다된 시각이기에 택시를 타고 여의도공원까지 갔다. 오늘이 세 번째라 익숙해질 만한데 올 때마다 어색한 것 같다.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거리를 간단히 사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말을 많이 하면 배가 고파지는 법. 한강 둔치에서 라면을 먹는 건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다. 봉지라면 하나를 사서 기계에서 하라는 대로 하니 진짜 냄비로 끓이는 것과 같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새벽에 라면이라니. 한 젓가락씩 집고 나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술도 마셨겠다, 배도 빵빵하니 점점 잠이 쏟아졌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5시.

#서울 #영등포타임스퀘어 #편집샵 #CGV_청년경찰 #한강 #새벽 #기차여행 #추진력_5졌다


2017년 8월 17일 맑음

홍콩에 헤리티지1881이 있다면 한국에는 더베이101이 있다. 홍콩에 너무 가고 싶어서 하루에 몇 십번씩 비행기표를 찾아보고 홍콩관련 사이트를 들락달락한다. 지금 당장 돈과 시간이 주어진다면 바로 홍콩으로 달려가고 싶을 지경이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느라 못가는 게 현실이다. 이번 방학에 부산을 처음 갔었는데 낮에 햇볕이 내리쬐었던 것과 다르게 밤에는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베이101에서 본 야경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고층아파트에서 생활했던 터라 그곳에서 보는 뷰도 멋있었지만 피곤함을 이끌고 숙소 밖으로 나와 더베이101을 갔다. 도착하자마자 하나 깨달은 사실인데,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밥을 먹을 수 있는 건물이름이 더베이101이라서 그 주변을 ‘더베이101’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 건물 3층에 있는 야외 테라스에서 칵테일 두 잔과 감자튀김을 시키고 밖을 바라보니 고층아파트들이 하나 둘씩 불이 켜져 있어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멋진 광경이 연출되었다. 절대 칵테일을 마셔서, 취해서 그렇게 느껴진 것이 아니다.

#부산_1일차 #해운대 #더베이101_야경 #부산야경 #여행 #힐링 #꿈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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